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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비교하기

by 설희아빠 2025. 1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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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판타지 로맨스 영화를 정말 좋아합니다. 그중에서도 죽은 사람이 다시 돌아와 짧은 시간 동안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한다는 설정의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제 인생 영화 중 하나예요. 2004년 일본에서 개봉된 원작(다케우치 유코, 나카무라 시도 주연)의 깊은 여운을 잊을 수 없는데, 2018년 한국에서 소지섭, 손예진 주연으로 리메이크되면서 두 작품을 비교해보는 재미가 생겼습니다. 두 영화는 같은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했지만, 각 나라의 정서와 배우의 매력에 따라 그 색깔이 확연히 다르더군요. 이번 글에서는 두 작품의 감독, 배우, 줄거리, 상징 등을 비교하고 저의 경험과 비슷한 다른 영화까지 엮어서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감독과 배우 비교: 일본의 청순함 vs 한국의 정교함

지금 만나러 갑니다_일본

1. 일본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2004)

  • 감독: 도이 노부히로
  • 배우: 다케우치 유코 (미오 역), 나카무라 시도 (타쿠미 역)
  • 특징: 일본판은 전반적으로 청순하고 잔잔한 분위기가 지배적입니다. 특히 다케우치 유코가 연기한 '미오'는 맑고 순수한 미소로 비의 계절에 돌아온 아내이자 엄마의 신비로운 느낌을 잘 살렸습니다. 나카무라 시도의 '타쿠미'는 다소 어설프고 미숙한 아빠의 모습으로, 홀로 아이를 키우는 고독함과 아내를 향한 순애보를 현실감 있게 보여줬습니다. 이 작품은 소년 만화 같은 풋풋함과 몽환적인 영상미가 특징입니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_한국

2. 한국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2018)

  • 감독: 이장훈
  • 배우: 손예진 (수아 역), 소지섭 (우진 역)
  • 특징: 한국판은 원작의 뼈대를 가져오되, 현대적인 감각과 한국적 정서를 더했습니다. 손예진 배우는 특유의 섬세하고 정교한 감정 연기로 기억을 잃었지만 다시 사랑에 빠지는 '수아'의 복잡한 내면을 표현했고, 소지섭 배우는 우직하면서도 따뜻한 아빠 '우진' 역을 맡아 '멜로 장인'다운 면모를 보였습니다. 한국판은 코믹한 조연(고창석 배우)을 배치하여 초반부의 분위기를 밝게 가져가고, 가족의 소중함에 좀 더 집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줄거리와 상징 비교: 테루테루보즈 vs 펭귄 가족

두 영화의 줄거리는 "죽은 아내가 비의 계절에 기억을 잃은 채 돌아와 6주간의 기적 같은 시간을 보내고, 비가 그치면 다시 떠난다"는 핵심 설정은 동일합니다. 하지만 각색 과정에서 사용된 상징디테일이 다릅니다.

 

두 작품 모두 '비의 계절'이라는 상징적인 시간을 통해 사랑의 기적을 이야기하지만, 한국판의 '펭귄 가족' 이야기는 아들을 키우는 저에게 '엄마의 사랑은 기억보다 강하다'는 메시지를 더욱 강렬하게 전달했습니다.

  • 원작의 상징 (일본판): 일본판에서는 맑은 날씨를 기원하는 일본 전통 인형인 '테루테루보즈'와 아름다운 '해바라기 밭'이 중요한 상징으로 사용됩니다. 아들 유우지(준)가 엄마가 떠나지 않도록 비를 멈추지 않게 하려는 노력이 테루테루보즈를 통해 드러나며, 미오와 타쿠미의 추억이 해바라기 밭에서 아름답게 펼쳐집니다.

 

  • 리메이크의 상징 (한국판): 한국판은 테루테루보즈 대신 '행운의 네잎클로버'를 사용하고, 해바라기 밭 대신 '밀밭'을 사용해 한국적인 느낌을 살렸습니다. 특히 한국판에서는 여주인공 수아가 아들을 위해 썼던 '펭귄 가족' 이야기가 중요한 상징으로 등장합니다. 이는 수아가 기억을 잃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들을 향한 모성애와 가족의 사랑을 본능적으로 표현하는 매개체 역할을 합니다. '펭귄 가족' 이야기는 한국판의 감동을 극대화하는 신의 한 수였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보다보면  영화 '어바웃 타임'이 생각납니다. '어바웃 타임'은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능력을 이용해 사랑하는 사람과 계속해서 좋은 기억을 쌓아나가려 하지만,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정해진 운명과 기적 같은 짧은 시간에 순응하며 오히려 '현재'의 소중함을 강조합니다. 두 영화 모두 '사랑하는 사람과의 매 순간을 충실히 살아라'는 메시지를 주지만, '지금 만나러 갑니다'가 주는 운명적인 슬픔과 헌신적인 사랑의 감동은 독보적입니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 일본판과 한국판, 두 영화는 모두 원작 소설의 감동을 훌륭하게 영상화했습니다. 일본판은 아련하고 순수한 첫사랑의 느낌을, 한국판은 더 밝고 유머러스하며 가족애가 강조된, 정교한 리메이크의 모범을 보여줍니다. 저는 두 작품 모두를 보시는 것을 추천하며, 저는 개인적으로는 일본판에게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시청할 수 있는 곳 (2025년 11월 기준)

  • 한국판 ('지금 만나러 갑니다', 2018): 넷플릭스(Netflix), 왓챠(WATCHA), 웨이브(Wavve), 티빙(TVING) 등 
  • 일본판 ('지금, 만나러 갑니다', 2004): 왓챠(WATCHA), 웨이브(Wavve), 쿠팡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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