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감성 충만한 티스토리 주인장입니다. 오늘은 제목부터 마음을 울리는 영화, 한국과 베트남의 공동제작 영화 <엄마를 버리러 갑니다>를 보고 온 솔직한 후기를 들고 왔습니다. 제목만 들으면 불편한 영화가 아닐까 걱정할 수도 있지만, 이 영화는 '버린다'는 행위가 사실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주기 위한 처절한 선택이자 희생'일 수 있다는 것을 깊이 있게 보여줍니다. 치매에 걸리신 베트남 엄마와 알츠하이머를 앓게 된 아들이 엄마의 기억 속에 남은 한국의 이부형제에게 엄마를 데려다주는 긴 여정을 그린 이 영화에 대해 제가 느꼈던 점들을 풀어보겠습니다.
*이부형제 : 어머니는 같고 아버지가 다른 형제
▲ 감독과 배우 양국의 정서를 이어붙인 따뜻한 시선
이 영화의 연출을 맡은 모홍진 감독은 이전에 스릴러 장르를 주로 다루셨습니다. 하지만 이번 작품 <엄마를 버리러 갑니다>에서는 가족 드라마 장르에서의 그만의 사려 깊고 따뜻한 시선을 보여줍니다. 특히 한국과 베트남이라는 다른 문화권의 정서를 '가족애'라는 교집합으로 묶어내려는 노력이 돋보였습니다. 감독님은 베트남에서의 흥행 경험을 바탕으로 양국 관객이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감정을 건드리고 싶었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의도가 성공적으로 관객에게 전달된 것 같습니다.
이 영화에서 두 나라 배우들의 연기는 이 영화의 감동을 더욱더 극대화합니다. 베트남 배우 뚜언 쩐(Tuan Tran)이 연기한 아들 환은 치매에 걸린 엄마를 헌신적으로 돌보는 모습과 설상가상으로 자신마저 알츠하이머를 앓게 되면서 절망하는 복합적인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했습니다.
특히, 이 영화의 핵심인 엄마 레티한(홍 다오) 역의 연기는 아무리 봐도 정말 압도적으로 훌륭합니다.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치매 환자의 모습부터 시작해 과거 한국 남편(정일우 분)과의 행복했던 기억을 회상하는 장면까지, '엄마'라는 존재가 가진 모든 것을 내어주는 사랑과 존재의 상실을 동시에 담아냈습니다. 우리나라 배우 정일우가 젊은 시절의 베트남 엄마의 한국인 남편 정민 역으로 등장해 양국 간의 연결고리를 만들어주는 것도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배우들의 진정성 있는 연기 덕분가 이 영화에 더욱 깊이 몰입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 줄거리와 여정 버림이 아닌 마지막 헌신
영화의 줄거리는 단순합니다. 하지만 또한 비극적인 동시에 아름답습니다. 베트남 호찌민에서 이발사로 일하는 아들 환은 치매가 갈수록 심해지는 엄마 레티한을 돌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환 역시 알츠하이머병 초기 진단을 받게 됩니다. 더 이상 엄마를 온전히 돌볼 수 없게 된 환은 고심 끝에 엄마를 한국에 있는 이복형제 지환에게 데려다주기로 결심합니다. 이것이 바로 영화의 제목인 '엄마를 버리러 갑니다'가 의미하는 가장 처절한 사랑의 결단입니다.
이들의 여정은 단순히 호찌민에서 한국으로 이동하는 지리적인 이동을 의미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 여정은 엄마의 기억을 찾아가는 마지막 순례이자, 아들이 엄마에게 바치는 마지막 헌신입니다. 환은 엄마의 손을 잡고 걷는 동안, 과거 엄마가 한국 남편 정민을 만나 사랑했던 기억의 조각들을 마주하게 됩니다.
치매로 인해 현재를 잃어버린 엄마가 오직 과거의 행복했던 기억만을 붙잡고 있는 모습을 보며, 환은 엄마를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마지막 일을 수행하려 합니다. 영화는 이 과정에서 베트남의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두 모자의 애틋하고 처절한 감정을 깊이 있게 그려냅니다. 이 줄거리를 따라가면서 관객들은 눈물을 멈출 수 없게 됩니다.
▲ 상징과 메시지 경계를 넘어서는 모성애와 기억의 가치
이 영화가 가진 상징과 메시지는 매우 깊습니다. 가장 큰 상징은 바로 '기억'입니다.
- '기억의 상실과 가치': 치매와 알츠하이머는 기억의 상실을 의미합니다. 엄마는 현재의 아들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아들 역시 곧 엄마에 대한 기억을 잃게 될 운명입니다. 영화는 가장 소중한 것을 잃어가는 두 사람을 통해,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기억'이라는 것의 가치를 되새기게 합니다. 엄마가 잃어버린 한국 남편과의 기억, 아들이 간직해야 할 엄마와의 추억 등, 상실 앞에서 기억은 가장 소중한 유산이 됩니다.
- '국경을 초월한 가족애': 한국과 베트남 공동제작이라는 배경처럼, 이 영화는 국경, 언어, 문화의 경계를 넘어선 가족애를 상징합니다. 베트남인 엄마와 아들, 그리고 한국인 이부형제로 이루어진 가족 관계는 혈연을 넘어선 보편적인 사랑을 보여줍니다. 특히, 엄마의 기억 속에 가장 강렬하게 남아있는 한국에 대한 향수와 그곳에 데려다주려는 아들의 노력은 문화적인 이질감을 뛰어넘는 모성애와 효심이라는 보편적인 정서를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버린다'는 제목과는 달리, 이 여정 자체가 '모든 것을 걸고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는 행위'를 상징하며, 관객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해 줍니다.
▲ 총평과 여운 가족이라면 함께 봐야 할 아픈 아름다움
<엄마를 버리러 갑니다>는 관객에게 눈물샘을 자극하는 것 이상의 깊은 울림을 주는 영화입니다. 단순히 신파적인 드라마로 치부하기엔, 영화가 다루는 치매, 알츠하이머, 다문화 가정, 그리고 사회적 약자의 문제는 매우 현실적입니다. 모홍진 감독은 이 무거운 주제를 베트남의 따뜻한 정서와 한국적인 눈물의 정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교묘하고 섬세하게 풀어냈습니다.
영화를 보고 난 후에도 '버린다'는 행위의 역설적인 의미와 기억 상실의 슬픔이 오랫동안 여운으로 남았습니다. 특히, 아들 환이 엄마를 보내주기 위해 포기해야 했던 것들, 그리고 그 결단 속에 담긴 숭고한 희생은 가슴을 먹먹하게 만듭니다. 우리는 모두 언젠가 소중한 것을 잃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이 영화는 우리에게 지금 옆에 있는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저는 이 영화를 가족과 함께 보시기를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특히 부모님과 함께 본다면, 영화가 끝난 후 서로의 손을 잡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질 것입니다. 이 영화는 '아름다운 상실과 숭고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꼭 극장에서 이 감동을 느껴보시길 바랍니다!